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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8

Newsletter 제 06호 [ 기획기사 - 대사수술 2부 ]

대한외과대사영양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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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수술의 기본 개념: 효과와 기전

안수민 - 비만대사수술센터,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내과적 치료에 반응이 저하된 경우 당뇨수술이 매우 효과적일 수 있으며 제2형 당뇨병의 치료를 목표로 할 수도 있다. 당뇨수술은 열량 섭취나 체중 감소 이외의 기전에 의해서 당 대사 항상성을 개선시킨다. 당뇨수술이 당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밝히는 연구가 주목 받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1955년 Dr. Friedman 등이 위아전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에서 인슐린 요구량이 급속히 감소하고 제2형당뇨병이 극적으로 개선됨을 보고한 바 있다. Dr. H Buchwald는 136개의 논문에 포함된 22,094 명의 환자를 분석하여 위우회술과 담췌우회술 후의 당뇨병 관해율을 각각84%와 98%로 보고하였다. 이후 많은 수의 전향적 연구와 메타분석을 통해 당뇨수술의 제2형당뇨병 관해 효과가 증명되었다. 최근에는, Dr. G Mingrone와 Dr. P Schauer이 각각 잘 디자인 된 무작위 비교연구를 통해 당뇨수술이 내과적 치료가 보여주지 못하는 장기 관해 효과가 있음이 증명을 증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당뇨수술은 위우회술과 담췌우회술과 같이 근위소장을 영양소 자극으로부터 분리하는 근위소장 우회술이 기본이 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영양소의 소장 통과 속도를 급격히 증가시키는 위소매절제술 만으로도 이에 견주는 관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보고들도 있다.

최근 비만과 동반된 제2형당뇨병에 대한 당뇨수술의 놀라운 조기 혈당 조절 효과를 바탕으로, 비만하지 않은 환자에 대해서도 그 효과를 증명할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어 이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 실제로 Dr. P Schauer 의 연구에는 체질량 지수가 30 kg/m2이하인 환자들이 다수 포함되어있다. 흥미로운 것은, 국내에서는 그 동안 위암이나 위궤양으로 인해 위절제와 재건술 (Birlloth II, Roux-en-Y reconstruction) 시행 후에도 제2형당뇨병 이 관해 되는 증거가 축적되어있다는 사실이다. 이 경우, 당뇨수술에서 사용되는 근위소장 우회술의 개념이 근간이 된다 하겠다.

당뇨수술이 열량 섭취와 체중 감소에 의해 일정부분 작용한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 이외에 매우 다양한 고유 기전들의 상호 작용의 결과라는 것이 정설이다. Dr. Mingrone 등은, 담췌전환술 후 정상체중 당뇨 환자 (BMI = 22 kg/m2)에게 열량 무제한 식사를 시행하여, 체중이 늘어난 경우라도 혈당과 인슐린 농도가 정상으로 회복됨을 밝혔다.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당뇨수술 후 2주이내에 혈당이 조절됨으로써, 체중 감량 이외의 명백한 중요한 다른 기전이 작용한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이외에도 현재까지 당 대사에 관여하는 장내세균총의 변화, 수술 후 담즙산 흡수와 혈중 농도의 변화 등이 중요한 기전으로 연구되고 있다. 다양한 당뇨수술의 기전 중에서, 인크레틴(incretin) 을 비롯한 장내 호르몬 분비 체계의 변화가 가장 잘 증명되어있다. 위우회술 후 장 미생물군의 변화는 체중 감량과 동반 질환 개선 모두에 대해 기여하는데, 여러 실험적 연구들이 장내 미생물들이 인간의 에너지 항상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답즙산염은 에너지 균형의 중요한 조절 인자인데 위우회술과 소매절제술에서 담즙산의 농축이 일관되게 나타난다. 이것은 아마도 장간 순환(enterohepatic circulation)의 감소와 그로 인해서 콜레스테롤의 담즙산으로의 전환이 증가되기 때문일 것이다. 실험적 당뇨수술 후에 당 대사에 있어서 담즙산 효과는 TGR5수용체를 통하여 L세포를 활성화시켜 장내분비 호르몬들을 분비 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담즙산과 핵내 수용체인 FXR (farnesoid X receptor)가 결합하여 당 내성을 개선한다.

당뇨 개선을 설명하기 위한 장 호르몬의 기전에 대해서는 두 가지 주요한 고전적 이론이 존재한다. 전장 가설(Foregut Hypothesis) 에 따르면 인슐린 분비감소와 저항성 증가에 관여하는 항인크레틴(anti-incretin)이 근위소장내에서 과생성되어 당뇨병이 발병하고, 영양소 자극을 없애는 우회술 후에는 과생성이 차단되어 혈당이 조절된다. Dr. F Rubino 는 당뇨 쥐에서 십이지장을 수술로 우회시켜 당뇨가 개선되는 것을 명쾌하게 증명하였고, 같은 실험 쥐에서 십이지장 통로를 복구하면 다시 당 불내성 상태가 재발하는 결과를 토대로 전장가설을 제시하였다. 여기에 더하여, 십이지장 우회술 후에는 당의 흡수가 변화된다는 견해가 있다. 설치류에서 위우회술 후에는 위장관의 형태학적 변화와 더불어 나트륨/당 공동 수송체1(Na/glucose cotransporter 1, SGLT1)의 기능이 변화한다. 특히 영양소와 접촉하는 장관의 융모의 길이와 깊이가 증가하고, 예상과는 다르게 당 수송체의 활동은 감소한다. 이것이 십이지장 우회술 후에 당뇨가 개선되는 여러 기전 중 하나일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비록 십이지장 우회가 당수송체의 감소로 이어지는 과정은 명확하지 않지만, 어떤 저자들은 단맛 수용체인 T1R2와 T1R3을 통해 SGLT1의 상부위장관 조절이 방해 받기 때문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당 항상성 회복에 대한 가장 잘 증면된 이론은 소장 말단부위에서 영양소가 인크레틴 분비를 빠르게 자극하여 인슐린 저항성이 감소하고 인슐린 분비가 증가하며 혈당이 정상화된다는 설명이다.

당뇨수술은 수십 년간의 경험이 축적된 지극히 안전한 수술이며, 체중감량 그 이상의 기전에 의해서 단순과체중 또는 정상체중을 가진 제2형당뇨병 환자에게도 지속성을 갖는 치료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미국당뇨학회; ADA, 국제당뇨연맹; IDF 당뇨병치료권고안) 적절한 수술 방법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며, 체중, 제2형 당뇨병의 유병기간 및 중증도, 췌장기능의 보존상태, 사용중인 당뇨치료제의 종류에 따라 전문가에 의해 선택되어야 하며, 최대한의 효과를 위해서는 이에 대한 좀더 진보한 가이드라인이 요구된다.